소설(小說) : 경력사원_6

소설(小說) : 경력사원_6

<<박차장 연애 경력서>>
- ‘19년 : 최사원(신입사원), 1년간 교제, 
인사팀(퀸카), 나이차이 10살, 회식자리에서
 다른부서 여직원과 러브샷하는 것을 들켜 싸우고 헤어짐.
- ‘20년 : 오과장, 6개월간 교제, 재무팀 엘리트(미국회계사), 나이차이 5살,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고 하지만 불분명함.
- ‘20년 : 정대리, 3개월간 교제, 비서실(미스코리아 출신), 나이차이 7살, 공식 커플  공개 문제로 헤어졌다고 함
- ‘21년 : 황팀장, 5개월간 교제, 마케팅팀(유학파), 나이차이 동갑, 회사 식당에서 심하게 싸우고 헤어짐
이싸움으로 박차장의 연애 경력이 단절되는 사건이었다고 한다.
     
회사 식당에서 박차장과 황팀장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직원 같지는 않아 보이는 연예인 빰치는 외모를 가진 한 여성분이 식당으로 들어오자마자 박차장 앞으로 걸어왔다. 식사를 하던 모든 직원들은 일제히 그 여성분에게 시선이 모아졌고, 박차장 앞에 선 여성은 박차장이 먹고 있던 식판을 들어 박차장 얼굴로 날려 버렸다. 그다음에 옆에 앉아있던 황팀장 얼굴을 갈겨 버렸다. 식당 전체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식당 영양사분이 신고한 경찰이 들이 닥치면서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그 여성분은 박차장의 아내로 밝혀졌고, 유부남인 것을 회사에서도 모르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박차장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인사팀에서 알지 못했던거 같다. 그 일이 있은 뒤 황팀장은 회사를 그만 두었고, 박차장은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어 바로 사표를 냈다.
이러한 드라마 같은 얘기가 한동안 S전자 블라인드를 도배했고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직도 내용은 지워지지 않고 있고 <박차장 연애 경력서>는 연애 경력 전문가들 지침서처럼 여기저기서 도배되고 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그 박차장이 K전자로 이직을 했다는 것이다.
 
우연하게도 그 박차장이 이직한 시기와 박팀장님이 입사한 시기가 절묘하게 일치 했다. 
“설마! 젠틀하고 잘생긴 박팀장이 그 사람일리가??”
어제 본 카톡 내용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박팀장의 이중적인 생활을 회사 전체에 알려야 하는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비밀로 해야 되는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책상에 앉아서도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어제 잠을 설쳐서 그런지 비몽사몽 상태이다. 빨리 퇴근하고 집에가서 잠이나 자야겠다고 생각하는 찰나에 잠을 깨우는 카톡 메세지가 왔다.
<카톡! 카톡!>
핸드폰으로 카톡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과장님? 박팀장님 조사한거 업데이트 해주셔야죠?>
<하루 만에 무슨 업데이트를 합니까? 없어요..>
<과장님 정도 정보력이면 하루 만에 많은 걸 알아보셨을꺼 같은데요? 그쵸??>
<그러지말고 지금 회사 앞 커피숍으로 오세요. 맛있는 키위쥬스 시켜 놓을께요.>
촉이 엄청나다. 밤새 뒷조사 한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못이기는 척하고 커피숍으로 갔다. 희진대리는 이미 쥬스 2잔을 시켜 놓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끼리 무슨 인사에요? 히히”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과장니임?”
가장 쎈 단어로 선방을 날려야 한다. 가장 임펙트 있는 단어로 말이다.
“박팀장님은 유부남이라고 합니다. NO총각이라 이말이죠!”
“예??”
“헐.....!!”
“...”
역시 효과가 있다.  
“박팀장님은 결혼을 안했다고 했잖아요??”
“맞아요~ 분명히 NO총각이라고 했어요!”
성호과장이 맞받아쳤다.
“생각해 보세요..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잖아요. 잘생기고 최연소 대기업 팀장에 집안도 어느 정도 살고 있는 사람인데, 노총각이라니! 좀 말이 안 되지 않아요??”
“그렇긴하지요...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다 정직하지 않아요!”
“박팀장은 한마디로 연애경력이 화려한 경력사원이란 말이에요!!”
“연애 경력도 너무 문란하고 소문도 안좋으니 단념하세요!”
“예? 뭘 단념해요? 과장님이 왜? 이래라 저래라 하세요?”
“과장님이나 똑바로 알아보고 다니세요! 안좋은 소문만 옮기지 마시구요!”